
몇 주 전, 오랜만에 들른 본가에서 묘한 이질감을 느꼈습니다. 거실에서 "아빠" 하고 몇 번을 불렀는데도 TV 만 보고 계시더라구요 . 가까이 가서 부르니 그제서야 깜짝 놀라시는 모습을 보는데, 문득 예전보다 TV소리가 크다는걸 문듣 깨닫게 되었습니다. 대화할 때도 무의식중에 제 입 모양을 뚫어지게 쳐다보는 모습에 걱정되어 아버지께 물으니 '나이가 드니 잘 안들리게되었다' 라며 자연스러운일 이라는듯 말씀하시더라구요. 저도 노화로 인한 기능저하는 자연스럽다 생각했지만, 최근 청각저하는 방치하면 치매로 이어질수도 있다는 말을 듣고 바로 병원에 데려가 진단을 받게 했습니다.

난청을 방치하면 뇌가 먼저 망가진다
청각은 단순히 귀로 듣는 것이 아니라, 뇌가 정보를 처리하는 고도의 활동입니다. 소리 자극이 줄어들면 뇌는 활력을 잃고, 이는 치매와 인지 기능 저하로 이어지는 연결고리가 됩니다.
아버지의 검사 결과는 다행히도, 그리고 당연하게도 자연스러운 노화로 인한 청각저하였습니다. 가벼운 이명이 조금 있다는 진단도 받게 되었는데요, 전문가들은 "인지 기능과 청력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라고 합니다. 소리는 측두엽을 통해 언어로 해석되는데, 이 과정이 반복되지 않으면 뇌는 점점 퇴화합니다. 흔히 말하는 노인성 난청이 오면 소리를 못 듣는 것이 문제가 아니라, 뇌로 가는 신호 자체가 단절되는 것 이라는 겁니다.
난청이 오면 소리 신호가 측두엽(側頭葉)으로 제대로 전달되지 않습니다. 여기서 측두엽이란 뇌의 옆쪽에 위치한 영역으로, 언어와 청각 정보를 처리하는 핵심 부위입니다. 이 부위가 소리 자극을 충분히 받지 못하면 점점 비활성화되고, 결국 뇌 구조 자체가 변형될 수 있습니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청력 손실을 방치할 경우 인지 기능 저하 위험이 최대 5배까지 높아질 수 있다고 합니다([출처: WHO](https://www.who.int/news-room/fact-sheets/detail/deafness-and-hearing-loss)).
더 무서운 건 달팽이관 내부의 유모세포(有毛細胞) 문제입니다. 여기서 유모세포란 달팽이관 안에 있는 아주 작은 감각 세포로, 소리의 진동을 전기 신호로 바꿔 뇌에 전달하는 역할을 합니다. 이 세포는 한 번 손상되면 현대 의학으로도 재생이 불가능합니다. 아버지의 검사 결과를 듣고 나서 "그나마 지금이라서 다행"이라는 생각에 가슴을 쓸어내렸습니다. 의사 선생님이 "자녀분이 일찍 발견해서 관리법을 배워가니 참 다행"이라고 하셨습니다.

이명을 다루는 잘못된 방식들
아버지를 병원에 데려가기 전 조용할 때 귀에서 '삐-' 하는 소리가 들린다고 하셨습니다.
이명은 크게 두 종류로 나뉩니다. 귀에서 심장 박동처럼 '쿵쾅쿵쾅' 소리가 나는 박동성 이명(拍動性 耳鳴)은 귀 주변 혈관 문제로 발생하며, 정확한 진단 후 수술적 치료로 호전될 수 있습니다. 반면 엄마처럼 고음의 '삐-' 소리가 지속되는 경우는 비박동성 이명으로, 접근 방식이 전혀 다릅니다.
이명이 신경 쓰일 때 스마트폰으로 음악을 크게 틀거나 백색소음을 이명 소리보다 크게 틀어놓는 분들이 있습니다. 저도 이명은 신경쓰일테니 그게 당연한 방법인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이 방법은 오히려 달팽이관의 유모세포를 더 빠르게 손상시켜 난청을 앞당긴다고 합니다. 올바른 방법은 이명 소리보다 살짝 작게, '들릴락 말락 한 크기'의 파도나 바람 같은 자연음을 듣는 것입니다.
이명 재훈련 치료(TRT, Tinnitus Retraining Therapy)도 중요한 접근법입니다. TRT란 이명에 집중하는 뇌의 반응을 점차 줄여나가는 훈련으로, 이명을 '무시하는 감각'을 만들어나가는 치료입니다. 잠이 안 올 때 억지로 누워서 이명에 집중하는 것보다, 가습기나 공기청정기를 켜두고 소파에서 자연스럽게 잠들 때 침대로 이동하는 방식이 실제로 도움이 됩니다.

귀를 지키는 습관, 알고 있어도 안 지키고 있었다
귀 건강을 지키는 가장 좋은 방법은 의외로 무언가를 하는 것이 아니라, '건드리지 않는 것'에 있습니다. 면봉 사용 금지와 이어폰 60/60 법칙만 기억해도 예방은 충분합니다.
샤워나 귓속이 가려우면 습관적으로 면봉으로 귀를 파게 됩니다. 그런데 이게 외이도염의 주범이라는 걸 알고 멈추게 되었습니다. 귀지는 귓속을 스스로 청소하고 보호하는 역할을 합니다. 굳이 밖으로 꺼내려 할수록 오히려 상처를 내고 염증을 키우는 꼴입니다. 이어폰 볼륨 또한 최대치의 60%를 넘기지 않는 것이 관건입니다. 60분 들었다면 10분은 꼭 쉬어주세요. 참 간단하지만, 지키지 않아 후회하는 분들이 정말 많습니다.
귀 속 작은 돌이 우리몸을 서 있게 한다
갑자기 세상이 핑 돌 때 보통 혈압을 의심하시죠? 하지만 전정기관의 문제인 경우가 대다수입니다. 이석증 같은 질환은 전정기관 속의 작은 돌이 제 자리를 벗어나면서 생기는 일입니다. 저도 한때 갑작스러운 어지럼증으로 고생한 적이 있는데, 병원 치료 후 꾸준한 재활 운동으로 극복했습니다. 눈앞의 한 점을 고정하고 시선을 따라 움직이는 간단한 훈련이 몸의 평형 감각을 되찾는 데 큰 역할을 합니다. 귀는 듣기만 하는 기관이 아니라, 우리 몸의 균형을 잡는 소중한 엔진이라는 사실을 꼭 기억하세요.
- 이어폰 볼륨은 최대 음량의 60% 미만으로 유지할 것
- 60분 이어폰 사용 후 10분 이상 귀를 쉬게 할 것
- 면봉이나 귀개로 귀 안을 파지 말 것
- 50세 이후에는 매년 이비인후과에서 정밀 청력 검사를 받을 것
대한이비인후과학회에 따르면 노인성 난청은 대부분 서서히 진행되기 때문에 본인이 인지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 정기적인 청력 검사가 조기 발견의 핵심이라고 강조합니다([출처: 대한이비인후과학회](https://www.korl.or.kr)).
자주 묻는 질문(FAQ) ❓
귀에서 '삐' 소리가 나면 다 이명인가요?이명은 크게 박동성과 비박동성으로 나뉘기에 정확한 진단이 우선입니다. 귀에서 맥박처럼 쿵쿵 소리가 들린다면 혈관 문제일 가능성이 높고, 지속적인 고음이 들린다면 신경이나 유모세포 문제일 수 있으니 반드시 병원에 가시길 바랍니다. |
귓속에 벌레나 물, 이물질이 들어갔다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면봉으로 억지로 파내는 시도는 멈춰야 합니다. 이런 행위가 사실은 피부에 미세한 상처를 내는 과정입니다. 벌레도 귓속 구조상 끝까지 들어갈 수 없으니 걱정하지 마시고, 병원에서 안전하게 제거하는 것이 가장 깔끔한 해결책입니다. |
본 게시물은 개인적인 경험을 바탕으로 작성된 정보성 글이며, 전문적인 의학적 진단을 대신할 수 없습니다. 귀와 관련된 구체적인 증상이 있다면 반드시 가까운 이비인후과 전문의를 찾아 정확한 검진을 받으시길 권장합니다.
댓글